빈혈은 적혈구가 충분하지 않아 혈액이 신체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인체에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빈혈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 서로 혼동하기 쉬운데, 어지럼증이 빈혈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모든 어지럼증이 빈혈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한 상태인데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모든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공간 인식에 문제가 있거나 균형감각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빈혈과 달리 어지럼증은 뇌신경질환, 심장질환, 평형기관 질환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빈혈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주요 증상은 피로와 어지럼증 등 … 숨이 가쁘거나 손발이 저린 증상 나타나기도
빈혈의 가장 흔한 증상은 피로 현상이고, 어지럼증도 많이 나타난다. 몸에 피로를 느끼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지면 산소가 몸속에 잘 전달되지 못해 일상의 일들을 수행하는 능력이 전체적으로 저하되기 때문이다. 몸은 산소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면 산소 공급을 위해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호흡을 증가시킨다. 그래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가쁜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공기를 배로도 삼키게 되기 때문에, 배에 가스가 차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빨리 숨을 쉬면서 손발이 저린 과호흡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 여성 환자가 3배 … 월경, 임신 등이 원인, 커피, 녹차 등은 철분 흡수 방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빈혈 환자 수는 2015년 기준 약 51만 명이었다. 여성 환자가 약 39만 명으로 남성 환자(약 11만 명)보다 훨씬 많았다. 여성 환자 수가 현저히 많은 것에 대해선 매달 월경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혈액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요인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정기적으로 다량의 혈액을 배출하기 때문에 빈혈이 올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임신 중인 여성들은 몸 속에서 철분 요구량이 증가해 빈혈을 앓을 수도 있다. 그 외에 여성들은 다이어트를 하면서 철분을 잘 섭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나 녹차 등의 기호식품이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측면도 있다.
◆ 대부분 철분 부족으로 발생 … 여중고생 증가 추세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철결핍성 빈혈이다. 철분은 주로 고기에 많으며, 철결핍성 빈혈은 고기를 잘 안 드시는 분들에게 잘 생긴다. 여고생들, 여중생들에게도 적지 않다. 2014년 교육부에서 시행한 학교건강검사 결과 국내 고1 여학생의 빈혈 유병률이 12.4%로 나타났다. 생리를 시작하면서 철분 요구량이 증가한 시기에 다이어트 등을 이유로 육류 등을 잘 먹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 비타민 B12가 부족해 빈혈 발생하기도 … 위암 수술 환자, 채식주의자도 호발
빈혈은 비타민 부족으로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비타민 B12가 부족해서 빈혈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위암 수술한 분들에서 많이 나타난다. 비타민 B12는 위산에 의해 단백질에서 분리되어 흡수되는데, 위수술을 하게 되면 위산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비타민 B12의 분리가 잘 되지 않아 흡수가 잘 안 된다. 그래서 비타민 B12 결핍증이 발생하고, 이것이 빈혈을 초래하게 된다. 비타민 B12 결핍증은 채식주의자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비타민이 야채나 과일에 많을 것 같지만 비타민 B12는 주로 우유나 육류에 있기 때문이다.
◆ 제산제, 식도염 치료제, 일부 당뇨치료제 등 약물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어
약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는데, 제산제, 식도염 치료제, 일부 당뇨치료제 등에 의해 발생한다. 비타민 B12가 부족한 경우 빈혈검사에서 적혈구의 용적이 증가하는 변화를 보인다. 따라서 해당되시는 분들은 빈혈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보이면 비타민 B12 보충을 고려하시는 것이 좋다. 엽산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경구피임약을 오래 복용하거나, 음주를 많이 해서 그런 경우가 있다.
◆ 만성질환에 의해서도 발생 … 암, 류마티스, 신장질환, 골수 이상, 자궁근종 등
암,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씨병에 의해 빈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 신장 질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골수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자궁 근종이 심한 경우에도 생리과다로 인해 빈혈이 오기도 한다. 그 밖에 재생불량성 빈혈처럼 골수의 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하고,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빈혈도 있다.
◆ 빈혈 악화되면 심장질환 발생할 수 있어, 영유아는 발육 부진, 학습 능력 및 주의력 저하
빈혈이 악화되면 심장이 혈액 내의 산소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혈액을 방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심장에 무리가 가면 협심증, 심장비대 등 심장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철결핍성 빈혈은 심하게 앓을 시 영아나 어린이에게 발육 부진, 학습 능력 및 주의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임산부는 조기 분만,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 빈혈 예방하려면
빈혈은 철분제 복용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철분을 몸에 저장하기 위해서 보통 6개월 정도 복용한다. 또한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을 철분과 같이 먹으면 철분 흡수가 더 잘 되므로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서 철분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12가 많이 포함된 붉은색 고기를 기름기가 없는 부위 위주로 섭취하면 좋다. 철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빈혈 예방에 중요하다. 계란 노른자, 감자, 토마토, 건포도 등도 철분섭취에 좋은 음식이며, 곡류에도 철분이 많이 있다. 우유, 커피, 감 같은 음식은 철분제와 함께 먹으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1~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먹는 것이 좋다.